긴 호흡으로 바라볼 때

그린 스프링스 ⓒ Nemoto Kentaro

좋은 것을 만드는 데에는 으레 시간이 걸리기 마련입니다. 제품이든, 작품이든, 사람이든 마찬가지 일겁니다. 찬란하게 빛을 발하는 순간에 다다르기 전까지 무수하게 지나간 시간이야말로좋음 증명하기 위한 필수 요건과도 같은 것이지요. 하지만 얼마간이 될지 없는, 그만큼의 시간을 각오하는 것조차도 쉽지가 않습니다. 특히 비즈니스에 있어서는 더더욱 그럴 겁니다. 비즈니스의 본질은 비용을 빠르게 회수하고 많은 수익을 효율적으로 창출하는 데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내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바탕으로, 호흡으로 자신들의 비전을 펼치는 기업들도 있습니다. 자그마치 100 뒤의 변화를 꿈꾸며 말입니다. 이번주에 소개하는 동네의 장소는그린 스프링스(Green Springs)’ 입니다.

타치카와 비행기 ⓒTachihi Holdings

먼저 그린 스프링스를 만든타치히(Tachihi)’라는 회사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타치히 그룹의 전신은 도쿄도 산하 서쪽에 위치한 다치카와시(Tachikawa) 기반으로 비행기를 만드는다치카와 비행기(Tachikawa Aircraft Co.)’ 입니다. 전성기에는 임직원 수가 4만명을 웃돌 정도로 규모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세계 2 대전 당시 일본군이사용했던 전투기를 생산함으로써 전쟁에 기여했고, 이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느껴 전후에는 전투기 사업을 중단하였습니다. 이후 경영 통합이 완료된 2012년을 기점으로 소유하고 있던 땅을 일체 개발하여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것으로 회사의 비전을 재정립하게 되었습니다.

아카돈보 보육원 ⓒKatsuhisa Kida / FOTOTECA

2015 지역친화적인 쇼핑몰라라포토 타치카와 타치히(Lalaport Tachikawa Tachihi)’ 시작으로, 2017년에 오픈한 인공 해변타치히 비치(Tachihi Beach)’ 2018년에 문을 아카돈보 보육원(Akatombo Nursery)’ 그리고 같은 해에 완공된 타치카와(Dome Tachikawa)’까지. 기업과 함께 성장해온 지역에 다양한 형태의 여가 시설과 보육시설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활기를 불어넣는 이벤트를 유치하는 방식으로 동네의 변화를 이끌어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2020년에 문을 그린 스프링스(Green Springs)’ 탄생은 그리 놀랍지만은 않습니다.

 

그린 스프링스 ⓒ Nemoto Kentaro

그린 스프링스는 과거 비행장의 활주로가 있던 타치카와역과 쇼와 공원 사이에 지어졌습니다. 철도 역사 앞에 위치하고 있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단기에 막대한 수익을 거둬들일 있는 주택의 건설이 불가능하다는 조건 때문에 다른 회사들이 매입을 꺼려한 탓에 방치되어 있던 땅이었습니다. 타치히는 라라포트를 완성한 직후인 2015년에 땅을 사들이는 토지 입찰에 참여하면서 본격적으로 기획하기 시작했습니다.

타치히는 가장 많은 면적 확보를 전략으로 삼는 일반적인 개발 논리와는 전혀 다른 관점으로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땅에 대해 고민하기 이전에, 거시적인 관점에서 사회가 변화하는 흐름과 안에서 지역 기업이 추구해야할 가치를 먼저 정립하는 것을 출발점으로 삼았습니다. 타치히 전략 연구소의 본부장 요코야마는 그린 스프링스의 처음을 떠올리며경제가 저성장하고 있고, 질리기 쉬운 지금의 시대에는 여태까지의 성공 체험에 의지한 개발을 해서는 안된다. 눈앞의 이익이 아니라 스팬으로 생각해서, 최종적으로는 타치히라는 회사 전체가 윤택해지기 위해서 시야를 넓게 파악해, 타치카와의 거리 전체를 매력적으로 만드는 개발을 방침은 변하지 않았을 것이다.” 라고 말했습니다. 다시 말해, 지역에서 탄탄하고 지속 가능한 지지 기반을 만들고, 이를 발판삼아 기업의 장기적인 비전을 성취하기 위한 사업으로 바라본 것입니다. 더군다나 타치히는 이미 타치카와 지역에 93헥타르에 달하는 토지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꾸준히 지역 주민들에게 필요한 장소를 개발해온 기업입니다. 그렇기에 단일한 프로젝트로 수익을 거둬들이는 것보다, 앞으로 만들어갈 수십-수백개에 이르는 동네의 장소와 콘텐츠 전체를 아우르는 관점 자체가 기획의 핵심인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100년을 지속하는 거리 만들자는 대내외적인 공감대가 구축될 있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공감대는 프로젝트가 익어갈수록 관여하는 사람의 숫자가 늘어나도, 흔들리지 않고 모두가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갈 있는 강력한 고리가 됩니다. 말하자면 끊임없이 이어지는 판단과 결정의 순간들에 오너가 일일히 관여하지 않고도, 사업에 얽힌 관계자들과 나아가 미래의 사용자들의 마음에 기업과 지역의 비전을 심는 것입니다. 이것이 기업의 비전이 사람 한명 한명의 개인적인 목표와 동기로 치환되며 사회 곳곳으로 확장되고 스며드는 과정인 것입니다.

이제 다음은 ‘100년을 지속하는 거리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지에 대한 것입니다. 좋다고 느낀 장소에는 좋아하는 누군가와 함께 가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지 않나요? 그린 스프링스는 혁신적인 발상보다 오랜 기간동안 변치 않을 단순하지만 보편적인 가치에 집중합니다. 타치히의 사장 무라야마는 인터뷰에서장래에 가슴을 펴고 아이나 손자에게 말하고 싶은, 그린 스프링스는 그런 장소가 것입니다. (중략) 동쪽의 미드타운, 서쪽의 그린 스프링스, 그런 식으로 말할 때가 반드시 옵니다. 눈앞의 평가가 아닙니다. 장소에 사람이이것이 웰빙이야라고 느끼는 그런 장소가 반드시 것입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인간다운 행복을 추구하며 몸과 마음이 건강한 상태로  사람과 교류하며 사는 , ‘웰빙 느낄 있는 장소야말로 세대를 거듭해 지역에 오래도록 뿌리내릴 있는 활기찬 거리가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웰빙이라는 기치 아래, ‘환경의 풍부함을 파는 개발 사업 세부적인 전략으로 세웠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것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환경의 풍부함 어떻게 정의하고 구현했는가에 대한 것입니다.

 

그린 스프링스 ⓒ Nemoto Kentaro

사업주는 기업의 비전 실현과 사업성을 동시에 만족하면서도, 넓은 스펙트럼의 고객을 유치하여 안정적으로 사업을 지속할 있는 구성을 고민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상점과 레스토랑, 카페와 베이커리, 역세권의 입지를 고려한 오피스, 비즈니스 트립과 근교 여행 수요에 대응하는 호텔, 여러 형식의 이벤트가 펼쳐질 수 있는 공연장, 그리고 넉넉한 주차장으로 이루어진 밀도 높은 복합 공간이 탄생했습니다. 전반적으로 나이와 성별, 취향을 타지 않는 보편성을 성취하고자 하는 노력들이 엿보입니다. 언뜻 특정한 수요층을 예측하고 타겟팅하는 것에 비해 매력적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본다면, 지역과 세대를 초월해 넓고 단단한 고객층을 확보할 있는 전략으로 이해할 수도 있겠지요.

 

그린 스프링스 ⓒShotenkenchiku
그린 스프링스 ⓒ Nemoto Kentaro
그린 스프링스 ⓒTachihi Group
그린 스프링스 ⓒTachihi Group
그린 스프링스 ⓒShotenkenchiku

건축가와 조경가는 자연과 함께 사람들이 생활하고, 일하고 여가를 보내는 장면을 상상했습니다. 그래서 땅의 중앙에 정원과 연못, 산책로, 잔디 광장과 벤치, 휴게 공간이 어우러진 거대한 공원을 배치했습니다. 건물은 가장자리에 배치하고, 처마를 길게 내어 해와 비를 피해 쾌적하게 걸어다닐 있는 거리를 만들었습니다. 구석구석을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머무를 있도록 플리마켓이나 이벤트를 있는 잔디 광장, 아이들이 좋아하는 분수와 물이 흐르는 계단, 지역의 명소가 전망대도 만들었습니다.

 

그린 스프링스 로고 ⓒ POOL inc.
그린 스프링스 사이니지 ⓒ SDA

브랜드 디자이너는 오너의 확고한 철학과 이념을웰빙이라는 단어로 표현해주었습니다. 특별한 단어가 아니더라도 진심을 눌러담은 말의 힘은 강력합니다. 앞으로 수십년간 유무형의 방식으로 발신될테니까요. 시각 요소도 그러한 방식 하나입니다. 소셜 미디어 계정부터 직원의 명함에 이르기까지, 상대적으로 작은 단위에서 반복되기 때문에 사람들의 눈에 쉽게 익숙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기억에 각인되기 위해서는 다른 요소들과의 시너지를 필요로 합니다. 예를 들어 그린 스프링스의 로고는 중앙의 녹지를 가로지르는 X 형태의 길을 모티브로 했습니다. 과거 비행장이었던 땅의 과거와 비행기 산업을 주도했던 기업의 역사를 기억할 있는 매개이면서, 건물의 배치와 길의 모양을 결정하고, 모든 시각 디자인의 원형이자, 지역의 역사와 미래가 교차하는, 도시와 자연이 교차하는 장소를 표현하는 개념적인 상징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모든 요소들이 어우러진 총체를 경험하고 나서야 비로소 사람들은 특별함을 느낄 있습니다. 

 

상점의 매장 ⓒGreen Springs ⓒNemoto Kentaro
오픈형 공연장, 타치카와 스테이지 가든 ⓒ Green Springs
안내소 ⓒ Green Springs
매주 화요일에 열리는 채소 시장 ⓒ Green Springs

운영을 담당하는 부서는 그린 스프링스를 단순히 임차인을 유치하는 방식의 상업시설이 아닌동네와 거리를 좋아하는사람들이 새로운 일을 하고 싶어 모이는 장소 만드는 관점으로 접근합니다. 그래서 유명한 프랜차이즈가 아니더라도지역에서 오랜 기간 사업을 영위하려는 의지를 가진 젊은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젊은 시절 시작한 가게가 자리를 잡고 가정을 꾸려 동네에 정착해서 아이를 키우는 기반이 된다면 지역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니까요. 실제로 보통 2-3 단위로 임대 계약을 맺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일본에서는 10-15 단위로 임대 계약을 맺는 일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있습니다. 단순히 임대인과 임차인의 관계를 넘어서, 같은 마음가짐과 비전을 공유하는 파트너가 되는 셈입니다. 

 

그린 스프링스의 밤 ⓒ Green Springs

그린 스프링스를 만든 사람들에게서 느껴지는  확신유연함책임감기백공동체 의식그리고 강력한 의지입니다. 100 뒤에도 남아 있을 만큼 멋진 장소를 만들어내겠다는  의지야말로 진정한 ‘존버 실천이라는 생각이 듭니다도전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결코 녹록치 않은 매일을 살아가는 누군가에게는 조금의 여유와 용기를 더해줄  있으니까요.





EVERY WEEK Editor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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