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하는 취향에 참여하는 일

A PIT ⓒ A Pit Autobacs Shinonome

취향에 깊이가 있는 사람과 대화를 나눌 때면, 전혀 다른 취향을 가진 사람의 감화까지 이끌어낼 수 있는 통찰을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취향이 확고한 사람은 자기 자신과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스스로가 무엇인지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지금까지 구축된 자기만의 관점을 중심으로 계속해서 취향을 확장하고, 새로운 취향까지 포용할 수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동안 만나본 기업의 크리에이티브, 감도 높은 브랜드, 좋아하는 동네에서도 이런 지점들을 느꼈습니다. 취향에 대한 확고한 관점을 가지고 유연하게 성장하는 비즈니스는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이번주에 소개하는 동네의 장소는 ‘A PIT’ 입니다. 

A PIT ⓒPARTY

자동차 부품과 액세서리 소매업을 기반으로, 자동차의 소사이어티를 꿈꾸는 주식회사 오토벅스 세븐(AUTOBACS SEVEN)은 시노노메에 위치한 플래그십 스토어를 리뉴얼해 ‘A PIT AUTOBACS SHINONOME’ 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공간을 선보였습니다. 「자동차도 인간도 피트인」을 슬로건으로 내세워, 자동차에 관한 모든 것을 원스톱으로 만나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자동차를 기반으로 다양한 생활방식을 제안하는 서점과 카페 등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동승하는 가족과 친구 등 폭넓은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장소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눈여겨 봐야하는 지점은 A PIT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ABT 마케팅 주식회사’ 입니다. CCC(Culture Convenience Club)와 함께 설립한 합작 회사로, CCC가 보유한 6,800만명의 사용자 데이터와 오토벅스가 보유한 1,500만명의 자동차 고객 데이터를 포함한 양질의 데이터베이스 서비스 구축 및 마케팅 서비스를 목적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두 회사가 각각 책과 자동차라는 특정한 제품군을 판매하면서 축적한 데이터는 카드사나 플랫폼이 가지고 있지 않은 정성적인 영역까지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합작 회사 설립의 의미가 있습니다. CCC의 경우 전국의 츠타야 지점들과 제휴된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결제 및 적립, 예약에 활용되는 T-POINT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책과 DVD를 시작으로 가전제품까지 판매하고, 서점과 공유오피스 뿐만 아니라 각지의 공공시설까지 운영하고 있는 CCC의 고객 데이터는 풍부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1970년대에 시작해 전국에 598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오토벅스의 뾰족한 통찰력이 더해졌습니다. 

A PIT ⓒPARTY
A PIT ⓒPARTY

A PIT는 총 3개 층으로 구성됩니다. 지상 1층은 메인터넌스 피트입니다. 연간 3,000대 이상 차검 실적을 가진 오토벅스의 노하우가 집약된, 동네에서 가장 좋은 카센터를 지향합니다. 기본적인 점검부터 타이어와 배터리 교체, 세차, 코팅, 오일 관리, 수입차 정비까지 가능합니다. 자동차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가진 사람을 위한 ‘PREMIUM PIT’ 서비스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차를 맡기면 전용 스마트폰을 건네주는데 ‘PIT LIVE VIEW’를 통해 자신의 차량이 관리되고 있는 모습이 실시간으로 중계됩니다. 일종의 단골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는데, 자신의 차량만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정비사를 지명해 배정받을 수 있고, 피트 공간을 예약해서 비치된 설비와 공구로 직접 정비를 실시할 수도 있습니다. 차량이 정비되는 동안에는 독립적인 라운지에서 작업하는 모습을 관람하거나, 위층의 츠타야와 스타벅스, 자동차 용품점에서 시간을 보낼 수도 있습니다. 

 

A PIT ⓒSDA
A PIT ⓒSDA
A PIT ⓒSDA

2층에는 츠타야와 스타벅스가 들어섰습니다. 특히 시노노메의 츠타야는 ‘가족과 자동차’, ‘자연과 자동차’, ‘여행과 자동차’ 등 자동차를 주제로 라이프스타일을 재정의한 8개의 테마로 구성되어 있고, 자동차 모형과 장난감, 차량에 부착할 수 있는 캠핑용품 등 각 테마별로 관련된 잡화를 판매합니다. 익숙하지 않은 기준으로 분류된 서가들 사이를 유영하며 스스로의 생활 방식에서 자동차가 차지하는 지위를 곱씹어 보는 것 자체로도 유의미한 경험입니다. 한켠에는 부모가 자동차를 정비하는 동안에 아이들도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놀이 공간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 공간은 놀이 기구와 놀이 환경을 연구하고 세계 각지의 브랜드가 생산하는 다양한 놀이 용품을 판매하는 ‘보네룬드’에서 운영합니다. 2층 야외 공간에는 간단한 퍼팅과 스윙 연습이 가능한 골프 연습장도 있습니다. 육아, 골프, 등산과 같이 자동차를 좋아하는 고객들의 다른 관심사와 취향까지 배려하는 기획이 인상적입니다.

 

 

 

A PIT ⓒATPRESS
A PIT ⓒATPRESS

3층은 오직 자동차 애호가를 위한 특별한 공간입니다. 한켠의 독립된 공간에서는 드라이브 시뮬레이터를 통해 250개의 차종을 200개의 코스에서 경험해볼 수 있습니다. 중앙에는 자동차용 시트, 손잡이, 헬멧, 차내 음향 기기, 튜닝용 악세서리를 판매합니다. 시트 메이커 RECARO의 목업 좌석도 마련되어 있어 직접 시트의 감각을 느껴보고, 운전자 입장에서 내비게이션의 디스플레이나 오디오의 음향을 세심하게 체감해볼 수 있습니다.  

 

 

A PIT ⓒPARTY

‘나도 자동차나 좋아할걸’ 이라는 질투심이 고개를 들 정도의 짜임새와 서비스가, 고객으로 하여금 스스로의 취향과 관점에 대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 A PIT의 핵심입니다. 진정으로 존중받는 감각이 브랜드의 매력으로 치환되는 경험은, 구축한 공간 이면에 있는 사람들의 집착과 열정에서 기인하는 것 같습니다. 자율주행기술이 상용화되면 자동차는 집과 사무실의 연장선에 놓인 공간이 됩니다. A PIT에서의 경험이 차 안으로 압축되어 구현되는 일이 근미래의 경험이 될 것입니다. 차를 소유하는 감각은 가지고 있지만 직접 운행하거나 관리하지 않고도 차 안에서 커피를 마시고, 책을 읽는 풍경을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습니다. 꼬리를 무는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A PIT 는 서두에 말한 취향이 확고한 사람처럼 느껴집니다. 명확한 관점으로 타인에게 영감을 주는 공간이야말로 가장 일상적인 동네의 공간이 지향해야 하는 지점이 아닐까 합니다.  





EVERY WEEK Editor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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